티스토리 뷰
한화증권 직원이 ‘한화 꿈에그린 차이나 주식형펀드’ 를 소개하고 있다. <경향신문> |
미국 주식시장이 재채기를 하면 국내 주식시장이 감기에 걸린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세계 주식시장은 중국 주식시장이 행여나 감기에 걸릴까 두려워 미리미리 감기약 먹이기에 바쁘다.
국내 투자자의 관심도 온통 중국으로 쏠려 있다. ‘1가구 1펀드 시대’라더니 옆집에서도 앞집에서도 “차이나 펀드에 가입해도 될까? 너무 오른 것 아닐까”라며 걱정이다. 높은 경제성장률, 거대한 소비시장, 풍부한 유동성, GDP 세계 1위를 향해 투자를 지속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 등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중국 주식시장으로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주식시장의 고평가 논란, 중국펀드로의 쏠림 현상, 높은 증시 변동성 등 중국투자의 고위험은 항상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중국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 경계
중국 증시의 과열 조짐이 감지된다. 중국 언론은 “중국 증시의 황금 10년이 도래했다”며 입을 모으고, 주식시장에서는 ‘매수’ 일색이다. 투자 대가들의 조언을 고려할 경우, 모든 사람이 ‘매수’를 외칠 때 ‘꼭지’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대중이 움직이는 방향과 거꾸로 행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국 증시의 상승세에 합류한다는 것은 위험하고 두렵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더군다나 중국 증시는 최근 2년간 6배나 급등했다. 국내에 설정된 차이나펀드의 1년 수익률은 100~170%에 달한다. 쉼 없는 상승세는 투자의 시작을 망설이게 만든다. 중국펀드로의 자금 쏠림 현상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주식형 펀드 투자금액의 50% 이상을 중국펀드들이 삼키면서 현재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래에셋 차이나솔로몬 주식은 수탁고(설정액)가 2조7375억 원을 넘었고, 봉쥬르차이나주식펀드의 수탁고는 3조 원을 넘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중국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자산운용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 주식형 펀드 자산은 92조6982억 원(10월 22일 기준), 이중 차이나펀드의 여세로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40조1210억 원이 몰렸다.
이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서브프라임 부실사태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가 흔들림 없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자 아시아 투자펀드로의 자금 유입 증가와 더불어 글로벌 자금들이 중국으로 쏠린 것이다. 또한 최근 중국 정부의 국내 투자자에 대한 홍콩 증시 투자를 허용한다는 발표까지 더해지면서 현재 아시아 투자펀드 자금 유입의 약 80%를 중국펀드가 점유하고 있다.
차이나펀드 지금 들어가도 될까?
중국펀드로 쏠림 현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펀드에 처음 가입하는 투자자들의 경우 중국펀드의 수익률에 현혹돼 무작정 중국펀드부터 가입하거나, 중국펀드에 투자자금을 모두 몰아넣는 경향이 있다. 분산 투자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이런 중국펀드의 지나친 쏠림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
해외펀드의 접근은 먼저 국내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가져가고 자산분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를테면 국내 주식형과 해외 주식형의 투자 비중을 7 대 3이나, 6 대 4로 가져가고 다시 해외 주식형의 투자 비중을 지역에 따라 분산해야 한다.
이때 분산 투자의 효과를 높이고자 한다면 국내 주식시장과의 연동성이 가장 적은 ‘상관계수’가 낮은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영국(0.52), 러시아(0.63), 베트남(0.39), 일본(0.19) 등이 상관계수가 낮은 국가다. 반면 중국 상해B시장과 홍콩시장은 최근 1년간 상관계수가 각각 0.90, 0.91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처럼 증시 변동성이 높고, 고평가의 위험이 높은 지역일수록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 단순히 수익률만 노려 단기투자로 접근한다면 생각지 못한 환경변화에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분산투자로 위험을 낮추자
변동성과 PER(주가이익률)을 고려한다면 굳이 중국만 고집할 이유는 없다. 러시아, 브라질, 호주, 유럽, 아프리카 등 다른 저평가된 시장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현재 중국 상해A 주식시장의 PER은 50배가 넘는다. 상해B시장의 PER은 100이다.
변동성이 적은 유럽시장도 PER이 12배 수준으로 저평가되어 있고, 자원의 힘을 바탕으로 성장속도를 붙인 동유럽 시장도 분산투자 측면에서 접근해볼 만하다. PER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시장도 매력적이다. 여전히 PER이 12.3배로 신흥시장 평균 15배, 선진시장 평균 14.7배에 비해 낮다. 중국펀드의 투자비중이 50% 이상으로 너무 과도하게 몰려 있다면 국내 주식시장의 투자 비중을 늘려 조정하는 것이 좋다.
올해 상반기 중국 증시가 폭락했을 때 서둘러 환매한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의 변동성을 제대로 체험했을 것이다. 중국 상해A와 B시장의 최근 1년간 변동성은 1.70, 2.45로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등락이 심하다. 선진국 증시와 비교하면 미국은 0.68, 일본은 0.87, 영국은 0.79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차이나펀드에 지금 들어가도 될까 걱정하는 투자자들의 고민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에도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느냐’에 있다. 베이징 올림픽이 경기 부양 효과를 내 중국 증시를 이끌겠지만, 이후에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인플레이션 인상의 위험에서 중국이 자유로울 수 없어 지금의 유동성 장세를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투자기간을 길게 잡아 보면 중국시장은 펀더멘털이나 수급 측면에서 매력적이며 주식투자의 특성상 장기로 가져갈수록 투자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 의견이 모아진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중국에 ‘올인’하는 펀드가 아닌, 중국지역에 한 발만 담그는 ‘지역 분산투자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차이나주식형이나 미래에셋맵스코친디아셀렉트Q주식형투자신탁 펀드는 중국 이외의 신흥국가에도 투자하며 펀드 운용 계획상 운용사의 시장 전망에 따라 투자 국가별 비중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좀 더 마음 편하게 펀드에 접근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브릭스펀드나 아시아퍼시픽펀드 등 중국시장의 비중이 높지 않은 펀드를 시작으로 중국의 투자 비중을 늘려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중국 외에 브라질, 러시아 등에 투자하는 슈로더브릭스 주식형 펀드 역시 1년 수익률이 70%에 달하며, 수탁고도 1조 원을 돌파했다. 위험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골고루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장 중요하다. 특정 지역만 사랑하기보다는 국가별·지역별로, 또는 산업별로 투자대상을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도윤<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 syoom@miraeasset.com